수학자들은 종종 자신이 발견하는 것이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 속에 이미 있는 형상을 꺼내듯, 수의 세계에는 인간이 보든 보지 않든 존재하는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일러, 가우스, 라마누잔은 그 세계의 탐험가였다 — 나침반도 지도도 없이, 오직 직관과 논리만으로 아무도 발을 디딘 적 없는 영토를 걸은 사람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대륙에서 태어났다. 오일러는 18세기 스위스에서, 가우스는 19세기 독일에서, 라마누잔은 20세기 초 인도에서.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묘한 연속성이 있다. 오일러는 수학이라는 대륙의 지형을 처음 그렸고, 가우스는 그 위에 건물을 세웠으며, 라마누잔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문을 두드렸다.
이들의 삶은 수학이 단순한 계산 기술이 아님을 보여준다. 수학은 존재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그 방식을 가장 극단까지 밀어붙인 인간들이었다.
오일러: 수학의 모든 것을 쓴 사람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1766년 오른쪽 눈마저 실명했다. 이미 1738년에 왼쪽 눈을 잃은 그는 이제 완전히 앞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후 17년 동안 그가 쏟아낸 논문의 수는 그 이전 어느 시기보다 많았다. 암산으로, 구술로, 아들에게 받아 적히며 — 어둠 속에서도 수학은 멈추지 않았다.
오일러의 생산성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다. 그가 남긴 논문과 저서는 총 886편. 스위스 바젤 출신의 이 목사 아들은 12살에 대학에 입학했고, 17살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베를린을 오가며 그는 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 기여했다. 대수학, 해석학, 기하학, 정수론, 물리학, 음악 이론, 지도 제작까지.
“수학자가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자의 문제다.”
그러나 오일러를 진정으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양이 아니라 미학이다. 그는 수학의 언어를 아름답게 만든 사람이다. 우리가 지금 쓰는 기호들 —π(파이), i(허수 단위), e(자연상수), Σ(합) — 을 현재의 방식으로 정착시킨 것이 오일러다. 그리고 그 기호들이 하나의 등식으로 모이는 순간이 있다.
eiπ + 1 = 0
오일러 항등식 — 수학의 다섯 가장 중요한 상수가 하나로 모이는 등식
수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것을 “수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 불렀다. 자연상수 e, 허수 i, 원주율 π, 1, 0 —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다섯 상수가 하나의 완벽한 등식으로 묶인다. 이것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우주의 심층 구조에 새겨진 문양을 오일러가 처음 읽어낸 것이다.
1783년 9월 18일, 오일러는 저녁 식사 후 파이프를 피우다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수학자 콩도르세는 그의 부고를 이렇게 썼다. “그는 계산하고 살다가, 계산을 멈추고 숨졌다.” (Il cessa de calculer et de vivre.) 삶과 수학이 완전히 합쳐진 인간에게 어울리는 마지막이었다.
가우스: 완벽함의 강박

1796년 3월 30일. 19살의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17각형을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00년 동안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를. 그날 이후 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 일기에는 19살부터 21살까지 146개의 수학적 발견이 날짜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우스는 “수학의 왕자(Princeps Mathematicorum)”로 불렸다. 그리고 왕자에게는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그의 좌우명은“Pauca sed matura”— “적게, 그러나 익을 때까지”. 그는 완전히 증명하지 못한 것은 발표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일기가 공개된 후, 후대 수학자들이 독립적으로 발견했다고 주장한 정리들 중 상당수가 가우스의 일기에 이미 적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학은 과학의 여왕이고, 정수론은 수학의 여왕이다.”
가우스의 정수론은 지금 우리가 쓰는 인터넷 암호화의 뿌리다. 그가 발견한 이차잉여 상호법칙, 모듈러 산술, 소수 정리의 근간이 현대 RSA 암호에 살아있다. 18세기 말 독일의 한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이 쓴 수식이 21세기의 온라인 뱅킹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우스는 수학만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천문학, 측지학, 물리학, 지구 자기학에도 결정적 공헌을 했다. 괴팅겐 천문대 대장으로 50년 가까이 일하며 소행성 세레스의 궤도를 계산해 천문학자들을 놀라게 했고, 독일 최초의 전신 시스템을 동료 물리학자 빌헬름 베버와 함께 구축했다.
그러나 가우스는 하나의 후회를 안고 살았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이었다. 유클리드의 평행선 공리 없이도 일관된 기하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발표하지 않았다. 당시 학계의 반응이 두려워서. 그 결과 영예는 보야이와 로바체프스키에게 돌아갔다. 완벽함을 추구한 사람이 역설적으로 가장 큰 것을 놓친 순간이었다.
라마누잔: 꿈에서 온 공식들

1913년 1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수학자 G. H. 하디의 책상 위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인도 마드라스에서 온 편지였다. 발신인은 세금 사무소 서기로 일하는 25살 청년 —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편지에는 수십 개의 공식이 적혀 있었다. 증명은 없었다.
하디는 처음에 사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공식들은 이미 알려진 정리들 사이에 놓여 있었는데, 알려진 것들을 확인하는 방식이 전혀 달랐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것들은 너무 기이해서, 그것이 틀렸다면 그렇게 정교하게 틀릴 수 없었다. 하디는 동료 리틀우드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공식들은 진짜입니다. 나는 오직 가장 높은 수준의 수학자만이 이것을 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제 수호 여신 나마기리가 꿈속에서 공식을 혀에 써주었습니다. 잠에서 깨어 그것을 적어두었습니다.”
라마누잔은 정규 수학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 대학을 두 번 중퇴했고, 혼자서 수학을 공부했다. 그의 방법론은 현대 수학자들이 보기에 불가사의했다. 증명이 없었다. 결과만 있었다. 그는 공식이 어디서 오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수학적 직관을 신의 계시로 이해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결과는 거의 모두 옳았다.
케임브리지에서 하디와 함께한 5년은 수학사에서 가장 극적인 협업 중 하나다. 엄격한 증명주의자 하디와 직관의 화신 라마누잔은 서로를 보완했다. 라마누잔은 공식을 발견했고, 하디는 증명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들 중 하나가하디-라마누잔 수, 즉 1729다.
어느 날 하디가 택시를 타고 라마누잔의 병실을 방문했다. “택시 번호가 1729였는데, 아주 평범한 숫자더군요.” 라마누잔은 즉시 답했다. “아니요, 매우 흥미로운 수입니다. 두 가지 방식으로 두 세제곱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수입니다.” (1³ + 12³ = 9³ + 10³ = 1729) 그는 폐에 구멍이 뚫린 채 죽어가면서도 수를 음악처럼 듣고 있었다.
1920년 4월, 라마누잔은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편지에는 “모의 세타 함수”라는 새로운 개념이 담겨 있었다. 수십 년 후 수학자들은 이것이 끈 이론, 블랙홀 물리학, 암호학과 깊이 연결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번도 정식 수학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우주의 심층 구조를 꿈에서 받아 적고 있었다.
세 가지 방식으로 읽은 같은 언어
오일러, 가우스, 라마누잔 — 세 사람은 수학이라는 같은 언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사했다. 오일러는 백과사전적이었다. 수학 전체를 자신의 두 손(그리고 후에는 두 눈이 없는 상태)으로 써내려갔다. 가우스는 완벽주의자였다. 한 편의 논문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렸지만, 그것은 조각상이었다. 그리고 라마누잔은 신탁자였다. 증명을 모른 채 진리를 먼저 보았다.
세 사람이 살았던 시대는 200년에 걸쳐 있지만,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대화를 나눴다. 오일러의 함수들이 가우스의 정수론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었고, 가우스가 발전시킨 분석 기법이 라마누잔의 무한급수 연구의 바탕이 되었다. 수학의 세계는 시간을 초월한다.
가우스는 한 번 이런 말을 했다. 수학은 과학의 여왕이고, 정수론은 수학의 여왕이라고. 그러나 오일러와 라마누잔을 보면, 수학이 여왕보다 더 근원적인 무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우주가 스스로를 기술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그 언어를 — 각자의 방식으로 — 들을 수 있었던 소수의 인간들이었다.
수학은 발명되는가, 발견되는가? 오일러의 항등식 앞에서, 가우스의 일기 앞에서, 라마누잔의 꿈 앞에서 그 질문은 점점 더 작아진다. 어쩌면 가장 정직한 답은 이것이다 — 그것은 언제나 거기 있었다. 단지 우리가 아직 보지 못했을 뿐.
더 읽어볼 책
- 오일러: 윌리엄 던햄 『오일러: 수학의 달인』 — 오일러의 주요 증명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수학 교양서
- 가우스: G. 왈도 더넌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 수학의 왕자의 삶과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기
- 라마누잔: 로버트 캐니겔 『알고 있는 사람: 라마누잔의 삶』 — 한 천재의 불가사의한 삶을 추적한 역작 (원제: The Man Who Knew Infinity)